
강화도의 아름다운 사진명소 13곳 선정
1코스 : 전등사
전등사 정족산 사고에서 바라본 풍경은 역사의 숨결과 자연의 조화를 성찰 할 수 있는 전등사의 빼어난 포토스팟 중 하나이다. 전등사는 기둥 하나 찍어도 이야기가 있는, 기둥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역사의 보고이다. 역사적 장소에 대한 사진 기록의 의미는 그 공간의 형태미와 건축의 조화, 자연의 아름다움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들을 잘 이끌어 내는 것이다. 초지진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갖추었고, 조선시대의 건축미가 풍경과 잘 어우러지는 정족산 사고는 오전에 비추는 해로 역광의 실루엣의 깊이를 표현할 수 있고, 저녁 가까이에는 색온도가 낮아지며 고즈넉하고 편안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2코스 : 온수리 성공회성당
단아하고 담백하고 고고한 한옥의 맛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강당 형으로 지어진 성당건물은 토착화된 성공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겨울엔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의 성당건물 돌벽과, 순백의 눈으로 뒤덮인 잔디밭이 시린 듯 파란 하늘과 대비되어 더욱 돋보인다. 눈은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카메라의 노출을 조금 올려 찍는다면 순백의 세상을 제대로 표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봄꽃이 만발한 시기와 가을 빛깔로 물든 성당 모습을 찍으면 단아한 건물과 잘 정돈된 풍경들이 조화를 이루며 평화롭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진을 얻을 수 있다.
3코스 : 연미정
고려시대 세워진 이 정자는 돈대 앞 물길이 제비꼬리 같다하여 연미정이라 이름 붙여졌다. 사진은 강 건너 북한이 지척에 보이는 월곶돈대의 성곽 안이다. 500년 넘은 느티나무 두 그루가 웅장한 자태로 감싸고 있는 연미정은 곡선을 그리며 날렵하게 올라간 처마의 선, 사방으로 탁 트인 정자의 모습과 성벽 같은 돈대가 둘레를 치고 있어 아늑하고 풍광이 수려하다. 정자에 올라 바라본 고요한 아침 풍경과 해지는 석양은 가히 숨을 멈추게 한다. 귀한 사람과 연회를 나누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한다면 멋진 사진뿐 아니라 귀한 시간과 공간을 누려보는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4코스 : 백련사
온통 노란 잎으로 휘감고 있던 웅장한 은행나무가 한순간 스쳐가는 가을바람으로 우수수 잎을 떨어뜨리기 시작하면, 백련사 경내에 노란 융단이 깔리기 시작한다. 해지기 전 오후의 부드러운 빛을 받으며 반짝이는 은행나무 아래 서보자. 늘어진 은행나무 가지와 노란 은행잎 사이사이로 보이는 법당이 굽은 허리를 고추 세우게 하고 마음은 낮고 낮게 만들어 번뇌를 지우게 한다. 산사의 고요한 아침 풍경 속, 일출과 함께 보는 은행나무는 거대한 자신을 만나는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는 체험을 하게한다.
5코스 : 월선포구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자연과 옛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풍요로운 섬 교동도의 월선포구는 강화도와 연결하는 교동대교가 없었던 시절에는 교동도의 유일한 선착장이었다. 멀리 훤히 보이는 교동대교 너머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밝아오는 일출을 마주하여 역광으로 사진을 찍다보면, 잔잔하고 일정하게 찰랑거리는 물소리와 풍경이 어우러지며 평화롭고 신비로운 느낌을 받게 된다. 한때는 갈매기 떼의 소란스런 호위를 받으며 포구를 드나들던 배와 그 배를 타고 내리던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리다 보면, 인적 없는 포구의 고요함이 오히려 많은 이야기를 건네는 듯하다.
6코스 : 민머루해변
강화도의 서쪽 바다 위에 길게 누워있는 작은 섬, 물이 돌아 흐르는 모퉁이란 뜻으로 불렸던 ‘석모로도’는 이제 ‘석모도’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석모도 남서쪽에 위치한 유일한 해수욕장 민머루 해변은 서해 3대 일몰지로 이름을 날리며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해가 지면서 핑크와 블루가 뒤섞인 파스텔 톤으로 변해가는 하늘과 차분하고 잔잔한 회색톤 바다의 경계가 모호해지면,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아련하고 감성 충만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7코스 : 적석사
한반도 정서향으로 앉은 적석사는 낙조의 풍경이 가장 화려한 곳이다. 한겨울일수록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드는 일몰의 경관이 더욱 수려하다. 강화 8경 중 하나인 적석사는 붉은 연꽃잎이 떨어져 적련사라 불렸다고 전해진다. 카메라의 색온도 설정을 조정해 붉은 빛을 더하여 찍어보자. 붉은 연꽃보다 더 붉은 일몰 사진의 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8코스 : 황청포구
강화도 서쪽 끝에 위치한 황청포구는 교동도와 석모도가 손에 잡힐 듯 눈앞에 보이고, 멀리 북한이 한눈에 들어오는 평화의 포구이다. 일몰이 아름다우며 바다를 향해 낚싯대를 길게 드리운 역광사진은 마치 삶을 낚는 듯 여유롭다. 그러나 우리 삶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침묵의 실루엣은 가슴 한구석 묵직한 무엇인가가 깊숙이 박히게 한다. 갯벌에 앉아 한가로이 쉬는 갈매기들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는 한적하고 운치 있는 포구다.
9코스 : 외포항
연육교로 연결된 석모도가 바로 코앞에 보이는 외포 항에는 강화도 주변 드문드문 떠 있는 작은 섬들로 안내하는 해안선들과 한가롭게 날고 있는 갈매기 떼를 유난히 많이 볼 수 있는 곳이다. 저녁 무렵 하늘을 유난히 붉게 물들이는 일몰을 배경으로, 강화도의 특산물 밴댕이와 새우젓으로 유명한 외포 항 대형 젓갈수산시장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분주한 어촌 풍경이 펼쳐진다. 삶의 에너지와 많은 이야기가 담긴 시장풍경을 카메라에 담다보면 내 안의 에너지 레벨 또한 올라가는 활기찬 자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0코스 : 건평포구
천상병 시인의 대표 시 ‘귀천’의 모티브를 제공한 건평포구의 하늘을 보며 시인의 감성에 공감해 본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건평항 중천에 떠있는 하늘빛 속살과 맞닿아 있는 시인의 ‘귀천’은 우리 삶의 여정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게 한다. 천상병 시인이 말한 하늘, 그리고 우리가 보는 건평의 하늘은 둘이 아닌 하나이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잔잔한 노을빛 건평의 하늘을 보며 천재 시인의 ‘귀천’을 찍어보자.
12. 장화리 낙조대
밀물 때는 잔잔한 바닷물을, 썰물 때는 드넓은 갯벌을 볼 수 있는 장화리는 보는 이의 마음마저 붉은색으로 물들이는 낙조의 명소이다. 바로 앞의 작은 섬들과 그 사이로 저무는 태양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마치 사자가 해를 물고 있는 듯 장관을 연출한다. 마음마저도 내려놓아야 온전히 붉은 마음을 만날 수 있듯이, 낙조사진은 잘 찍어야지 하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 좋은 사진을 찍는 방법이다. 낙조대에서 일몰사진을 찍는 사진가들을 피사체로 포함하여 프레임을 잡아본다면 한층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13. 분오리돈대
분오리돈대는 일출과 일몰이 다 조망되는 돈대 중 시야가 가장 넓은 곳이다. 돈대 안에 서서 돈대의 석축 위에 서있는 사람들을 올려다보며 역광의 사진을 찍어 보자. 오후의 느릿한 햇빛을 받으며 멀리 바다를 바라보거나 석축의 둘레를 따라 거니는 연인들의 모습을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느낌으로 연출 할 수 있다. 돈대 위에서 사진을 찍는 다면, 늦은 오후의 길게 뻗은 부드러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드넓은 갯벌과 물에 비친 햇빛의 일렁임을 한 프레임으로 잡아 초현실적이며 극도로 절제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14. 초피산
계절마다 마치 옷을 갈아입듯, 그 색과 느낌이 달라지는 초피산 풍경은 능선으로 연결된 마니산과 함께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옛날 어느 왕가의 후손이 숨어들어 씨족사회를 이루고 살았다는 역사만큼, 밖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옛날 모습이 고스란히 보존된 아름다운 풍광과 지형을 가지고 있는 강화의 숨은 장소 중 하나이다.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만 가득한 마니산 계곡으로 이어지는, 마치 시공을 초월한 듯 나를 만나는 여행 속으로 이끄는 힘이 있는 신촌마을에서 관찰을 통해 자신을 볼 수 있는 도구 사진으로 자신을 만나는 순간을 경험해 보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