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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호 사진전 “최광호의 디야나”

 

2500여 년 전 35살 고행자 청년은 네란자라 강에서 몸을 씻은 후,

강 언덕 위에 있는 핍파라 나무 아래에 풀 한 다발을 얻어 깔고 앉아

다짐한다

 

“이제 만일 여기서 번뇌를 없애고 미혹과 거짓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지 못한다면 설령 몸이 가루가 된다 하더라도

이 자리를 뜨지 않으리라”

 

참선에 들어 간지 7일째 되던 날 새벽하늘에,

샛별이 반짝이고 주변은 고요한 그때,

싯달타의 눈을 가리고 있던 모든 것들이 한순간 사라진다.

모든 의심의 안개가 걷히자 샤카족 출신의 고타마 싯달타는

사라지고 ‘붓다’로 깨어난 것이다.

 

“눈이 열리고 지혜가 생겨, 마왕은 엎드리고 땅은 여섯 번

진동 했으며 빛이 온 세상을 비추니 해도 달도 그 빛을 잃었다“라고

경전은 그 날의 일을 적었다.

 

“세상의 모든 상은 모두 헛되고 거짓이니 모든 상이 상이 아님을 보면

참된 자기를 보게 되리라“는 금강경의 한 구절처럼, 마냥 행복해질 것 같았던

깨달음을 얻고 나니, 찾고자 하는 것과는 정 반대이고, 세상사는 상식을

몽땅 뒤엎을 줄이야...

 

깨달음은 상식 속에서는 보지 못하고 상식과는 전혀 다른 텅 빈 상태가 되니

비로소 깨친 것이다 이것이 마음 이 전의 마음이요 본성이다

 

최광호의 사진은 상식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무질서 한듯하지만 질서이고 격외 인듯하지만 불격외이다

 

최광호의 눈은 마음에 있다.

싯달타가 모든 것을 버리고 치열한 구도 끝에 만난 자기는

텅 빈 하늘 천진(天眞)이였고 어떤 걸림도 없이 쏟아내리는 빛 난만(爛漫)이였던 것처럼

있는 그대로의 삶, 대자연 앞에 발가벗은 자연인 천진난만 최광호, 그가 만나는 빛

그것이 그대로 선이다.

크레용으로 하늘을 칠하는 어린아이 마음과 눈만이

최광호의 사진을 온전하게 볼 수 있으리라.

 

 

맘갤러리 관장 마니(사단법인 국제선사진영상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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